본문 바로가기

무늬만 매매일지(거의 뇌동매매)

[실전복기] 종목 선정의 실패 : 왜 나는 삼천당제약을 놓쳤는가

오늘 시장은 나에게 꽤나 쓰디쓴 숙제를 안겨주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늘 나의 매매 점수는 '빵점'이다. 단순히 수익을 내지 못해서가 아니다. 시장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지 명확한 신호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엉뚱한 곳에서 낚싯대를 던진 채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가 왜 주도주를 놓쳤는지, 그리고 종목 선정에서 범한 오류가 무엇인지 철저하게 기록하고 반성해 보려 한다.

1. 타점을 주지 않고 떠난 STO 테마의 미련

1월 23일 STO 테마주를 정리하였고, 1~2순위를  매겨 당일 GAP 상승에 따라 변동성을 봐서 1순위 종목을 매수하려고 다날헥토파이낸셜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했다. 최근 순환매 흐름상 이쪽으로 돈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종목들은 내가 설정한 정교한 '미세 타점'을 단 한 번도 주지 않은 채 시초가부터 강하게 치고 올라갔다.(사실 미세타점이라고 내가 지칭해서 부르지만 세력이 돈을 많이 쓴 구간인 지지와 저항이라고 생각된다.)

내 매매 원칙상 이미 떠난 종목을 추격 매수하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그래서 지켜만 보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종목들에 시선이 고정되어 다른 주도주를 찾아낼 기회비용을 날려버렸다. STO 테마가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내 타점이 오지 않았을 때 빠르게 다음 섹터로 시선을 돌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2. 대기만 하다가 끝난 2차전지 대장주들

전일 가장 뜨거웠던 한농화성레이크머티리얼즈 역시 오늘 내 시나리오의 핵심이었다.

  • 한농화성: 전일 상한가 부근인 21,300원 지지 확인 후 진입 계획
  • 레이크머티리얼즈: 라운드 피겨인 19,000원대 초반 눌림목 대기

세력이 돈을 쓴 의미 있는 자리까지 내려오길 기다리며 매수 주문을 걸어두었으나, 대장주들은 역시나 강했다. 대기 중인 물량을 체결시켜 주지 않고 그 위에서 견고하게 버티며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칙을 지키며 기다린 것은 잘한 일이지만, 오늘 같은 장에서 '기다림'이 '방관'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농화성 3분봉

 

레이크머티리얼즈

 

3. 오늘 결정적 패착 : 삼천당제약을 배제한 선입견

오늘 장을 복기하며 가장 뼈아프게 다가온 종목은 단연 삼천당제약이다. 사실 이 종목은 장 초반부터 거래대금이 5,000억 이상 실리며 14%까지 치솟았다. 시장의 모든 돈을 빨아들이는 '진짜 대장'이라는 시그널을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종목을 매매 리스트에서 완전히 배제했다.

 

 

 

그 이유는 너무나 부끄럽게도 **'1주당 가격이 비싸서'**였다. 10만 원이 넘어가는 종목은 왠지 무겁고, 내가 가진 시드로는 수익률이 드라마틱하게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서 종목의 단가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망각했다.

중요한 것은 **'단가'가 아니라 '거래대금'과 '변동성'**이다. 5,000억이라는 거금이 들어온 종목은 주당 가격이 얼마든 그만큼의 탄력을 보여주기 마련이다. 비싼 주가는 무겁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오늘 가장 확실하고 안전했던 수익 구간을 스스로 걷어차 버린 셈이다. 종목 선정의 단계에서 이미 심리적 장벽을 세워두니, 차트가 주는 명확한 매수 신호조차 보이지 않았다.

 

 

혹여나 지지와 저항에 선을 그어놓긴했다. 내가 상각한 구간에서 매수가 잘되고 끝까지는 못봤겠지만, 5%는 수익으로 봤지 않았을까 싶다

 

4. 기다림의 미학, 그 뒤에 숨은 실력 부족

오늘 매매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누군가는 뇌동매매를 참아낸 '기다림의 미학'이라 칭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것은 인내가 아니라 종목 선정의 실패다. STO 테마에 미련을 갖고, 이미 시세가 나온 종목들의 깊은 눌림만 기다리는 동안 시장의 진짜 주도주인 삼천당제약은 내 시야 밖에 있었다.

트레이더는 물처럼 유연해야 한다. 내가 정한 종목이 타점을 주지 않는다면, 시장이 실시간으로 찍어주는 '돈 몰리는 종목'으로 빠르게 태세 전환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주당 가격이 1,000원이든 20만 원이든 세력이 들어와 축제를 벌이는 곳에서 놀아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뼈저리게 체감한다.

오늘의 실전 복기 요약

  1. 단가라는 숫자에 속지 마라: 거래대금이 터진 종목이 그날의 진짜 대장이다. 비싼 종목이 더 안전하게 많이 오를 때가 많다.
  2. 원칙은 지켰으나 유연함이 부족했다: 타점을 기다리는 뚝심은 좋았으나, 시장의 주도주가 바뀌었을 때 적응하지 못했다.
  3. 삼천당제약의 무빙을 공부하자: 왜 5,000억이 터질 때 나는 진입을 망설였는가? 내일의 승부를 위해 오늘의 놓친 타점을 낱낱이 해부하겠다.

내 자리에 안 오면 안 사는 게 맞다. 하지만 잡아야 할 대어를 단가 핑계로 놓치는 것은 명백한 실력 부족이다. 오늘의 실패를 자양분 삼아, 내일은 더 넓은 시야와 유연한 사고로 시장을 마주하겠다.